○ 전시기획 : 김옥향(학예연구사)

○ 전시내용

  예술가들에게 있어 자연은 모방과 재현의 대상이 되거나, 그것을 통해 재창조하려는 사고와 발상의 근원이 되며, 자유로운 감정표현의 동기와 나아가 작가의 정신세계가 투영·여과된 종교적인 초월감을 부여해왔다. 자연은 그만큼 예술가에게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던 것이다.

  이 전시는 한국의 자연을 소재로 전통 수묵회화의 화법에 어울릴 수 있도록 근대적 방향을 모색해 온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허행면, 허건의 작품을 비롯하여, 전통적이고 민족적인 정서를 개인의 독특한 화법으로 조형화시키고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오승윤, 황영성, 안병석, 김기창, 변종하의 작품,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정서와 희노애락이 담긴 서정적 감성으로 담아낸 장리석, 안동숙, 박창돈, 변시지, 최영림, 홍종명, 이존수의 작품, 절제된 단순함으로 마치 인간이 자연으로 동화된 듯 혹은 자연으로의 회귀를 연상케하는 장욱진, 서세옥, 유영국, 이우환, 이왈종, 배동신, 권기수 작품, 단순한 모방이기 보다는 작가적 통찰과 사색의 정점이 관조의 자연으로 재현된 김원, 오치균, 강연균의 작품, 빛과 광선에 의해 변화되는 자연의 색채미감을 탐구해왔던 이대원, 오지호, 최쌍중 작가 및 프랑스의 앙드레 브라질리아를 비롯하여 중국 운남성 출신의 여류화가 이수, 일본의 설치와 행위미술가 야요이 쿠사마 등 자연을 공통소재로 작품화한 33명 작가, 40여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졌다.

  빠르고 숨가쁘게 변화해가는 현대의 수많은 현상과 복잡다단한 의미들의 홍수속에서 잠시 숨을 멈추고 천천히 그리고 넉넉한 가슴으로 자연의 품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마주하며, 깊이 있는 공감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